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서한' 발송 앞두고 하락…테슬라 7% 급락

트럼프 "7일부터 12~15개국에 관세 서한"
8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 앞두고 불확실성 증폭
베선트 "48시간 내 여러 무역 합의"
머스크 신당 창당 선언에 테슬라 주가 7% ↓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다. 8일 상호관세 유예 조치 만료를 하루 앞두고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됐다.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세법안을 비판하며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7%가량 급락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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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오전 10시2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19포인트(0.44%) 하락한 4만4632.3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6포인트(0.41%) 내린 6253.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8.67포인트(0.53%) 밀린 2만492.43에 거래되고 있다.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투심을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각국에 관세율이 적힌 서한 발송을 거듭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월요일(7일)에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며 12개국이 될 수도 있고, 아마 15개국이 될 수도 있다"며 "일부는 화요일(8일)과 수요일(9일)에 발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서한 발송 대상국을 12개국으로 말해왔던 것보다는 3개국 더 늘어났다. 그는 이어 "난 우리가 대부분 국가(와의 협상)를 7월 9일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한 아니면 협상(a deal)"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협상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바꿨다"며 앞으로 48시간 내에 여러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젯밤 내 메일함은 수많은 새 제안과 제의로 가득 찼다"며 "앞으로 며칠 간 아주 바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관세 유예 만료가 임박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각국에 추가 양보와 신속한 합의 타결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지난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기본관세 10% 외에 추가 관세를 국가별로 차등 부과하며 90일간 유예 기간을 적용했다. 이 기간 무역 합의를 목표로 각국과 협상을 벌였고 유예 조치는 오는 9일 오전 0시1분 종료된다. 미국이 현재 무역 합의를 체결한 곳은 영국과 베트남 2곳뿐이다.

다만 새 관세율은 8월 1일부터 부과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관세는 8월 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지금 당장 관세율과 협상을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은 미국의 관세 서한을 받더라도 협상 시한을 3주가량 더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모건 스탠리의 세스 카펜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합의는 범위가 제한적이고 해답이 없는 여러 의문을 남긴다"며 "무역 불확실성을 줄이는 포괄적인 무역 합의는 최종 확정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진행중인 조사와 법적 문제도 더욱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6.9% 급락세다. 머스크 CEO가 지난 5일 공화·민주 양당을 대신할 제3의 신당, '아메리카당'을 세우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같은 행보가 테슬라 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나 감세안을 비판하며 갈등이 격화됐고, 신당 창당까지 선언하면서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엔비디아는 0.68% 내리고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0.64%, 0.21% 약세다.


미 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보다 6bp(1bp=0.01%포인트) 뛴 4.37%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수준인 3.8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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