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인수·합병(M&A)과 1조 엔(약 9조4000억 원) 규모 기금 조성 제안 등을 통해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업계 1위 이마바리조선은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지분을 기존 30%에서 60%로 늘려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세계 4위 조선사가 등장하는 셈이다.
이마바리조선은 "일본 조선업의 점유율은 중국과 한국에 밀려 크게 뒤처지고 있다"며 "양사가 강점을 살려 일본 조선업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조선업 재건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집권 자민당 산하 특별위원회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1조 엔 규모 민관 기금을 조성해 조선업 시설을 현대화하는 한편 정부가 국가 조선소를 건설해 민간 기업들에 임대하는 안을 제안했다.
특위는 "대응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유럽·미국처럼 조선업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면서 "조선업 상실은 일본의 해상 물류, 경제, 안보 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하락 추세인 반면 중국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클라크슨리서치 자료를 보면 2018년 수주(환산톤수) 기준 시장 점유율은 한국(37.4%), 중국(32.3%), 일본(19.0%)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점유율은 중국이 70.0%로 뛰어오른 반면 한국(15.1%)과 일본(6.8%)은 하락했다.
인도량 기준 점유율은 2018년 중국(37.6%), 한국(24.8%), 일본(24.0%) 순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중국이 53.3%로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28.0%) 약간 상승했고 일본(11.8%)은 반토막났다.
이처럼 중국의 조선업 경쟁력이 막강한 가운데 FT는 미 당국자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조선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수의 익명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측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을 공동으로 재건하기 위해 기금 마련을 제안했으며, 미국 측도 이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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