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빠지고 치아 검게 변한 유치원생들…급식 먹고 납중독 진단받았다

유치원 제공 음식 먹은 원생들 이상증세
구토·어지럼증에 치아변색까지
어린이 19명 제독 치료 중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음식을 먹은 뒤 다수의 아동이 치아 뿌리 부분이 검게 변하는 등 이상 증상을 호소한 가운데 집단 납중독 진단을 받았다.


중국서 납중독 의심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유치원생. 연합뉴스

중국서 납중독 의심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유치원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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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지무뉴스, 홍성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간쑤성 톈수이 한 유치원에서 제공한 음식을 먹은 원생들의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7월 3일부터 4일까지 시안시중심병원에서 여러 학부모들이 받은 검사 결과, 대부분의 아동 혈중 납 수치가 200~500㎍/L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 기준치인 100㎍/L 이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 원생의 경우 혈중 납 수치는 528㎍/L로 정상치의 5배를 넘었다.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집단 납중독 진단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이두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집단 납중독 진단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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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구토, 어지럼증, 복통, 탈모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치아가 검게 변한 경우도 있었다. 검사를 받은 인원은 20여명으로 파악됐다.


현지 당국은 이 유치원에서 제공한 음식 중 '삼색 대추 찐빵'과 '옥수수 소시지 롤'에 첨가물이 기준치를 초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납중독' 유치원 급식 사진. 연합뉴스

'납중독' 유치원 급식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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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유치원 소재지인 톈수이시의 일반 병원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정상이라고 통보받았다면서 검사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무뉴스는 "납 중독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부정확한 검사 결과는 아동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입원한 어린이는 최소 19명으로, 제독(除毒)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들은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육교사는 음식을 교실로 가져와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역할만 했을 뿐 식품 제조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음식에 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는 것이다.


당국은 식품과 수돗물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현재 200건이 넘는 샘플이 간쑤성 질병예방통제기관에서 재검을 받고 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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