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경으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에 이어 당 혁신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이 출사표를 냈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7일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안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적 청산에 대해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그렇다면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는 대신 당 대표로 직접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는 뜻이다. 안 의원은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며 "당을 반드시 살려내고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아 내년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다음 총선의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도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당이 해체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며 "당이 해체 수준의 혁신을 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당헌·당규 전면 개정 ▲인적쇄신위원회 설치 ▲공천 혁신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정당 운영 ▲청년층과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 ▲대국민 소통을 6대 혁신 아젠다로 제시했다.
원외에선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출마 의지를 굳혔다. 장 전 기획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정권에 의해 국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당을 살리고 나라를 구하는 한 알의 밀알이 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은 물밑 행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주 경기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회동한 것에 이어 조만간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들과 비공개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면담한 것에 이어 한 포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맞서 싸우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후보 측은 "전당대회 일정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공개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SNS나 유튜브 등에서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꾸준히 내는 등 당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친한계 초선 의원은 "친한계 내에서도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한 전 대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외에 나경원, 장동혁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나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존재감을 나타냈다.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 나경원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히면 6·3 대선 경선 후보들의 '리턴 매치'가 될 전망이다. 야권 관계자는 "새로운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안팎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누구든지 당을 혁신할 수 있는 적임자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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