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美, 성장률 더 둔화…Fed 올해 금리인하 어려워"

하반기 경기침체 위험 지적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충격"
높은 인플레이션 굳어질 가능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가 올해 하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이전에 금리를 인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지난 4월2일처럼 급격한 시장 매도를 초래한 상황이 재현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누리엘 루비니

누리엘 루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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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교수는 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경기침체(recession)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경기 둔화는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충격(mini stagflationary shock)"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것이며 Fed의 금리 인하가 12월 이전에 단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Fed의 정책 여지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Fed가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올해 말까지 약 3.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도 경기 둔화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조합을 경험한 바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루비니 교수는 글로벌 무역 질서가 표면적 긴장 완화에도 불구하고 보호주의 강화로 기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무역 협상은 냉각(cool off)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경제적 피해 없이 조용히 진정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여러 국가가 15%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는 '완만한(mild)'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겉으로는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관세 장벽을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루비니 교수는 상호관세 협상 결과에 따른 시장 충격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분명히 4월2일과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4월2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폭락했던 날이다. 당시 주식뿐 아니라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까지 동반 하락하며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루비니 교수는 또한 세계 경제가 점차 미국 달러 중심의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이 당장 붕괴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흐름은 명확하고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방향성'이란 △높은 인플레이션 △느린 성장 △지정학적 불확실성 △전 세계적인 금융 긴축 환경을 의미한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발 경기침체를 사전에 예측해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현재 '아틀라스 아메리카 펀드(USAF)'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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