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소비쿠폰 효과 '쌍끌이'…역성장 편의점 '단비'

유통가 판매채널 유일 민생회복 쿠폰 사용처
코로나19 지원금 지급 때 매출 상승 효과
여름 상품 특수 3분기 겹쳐 실적 반등 기대감

정부가 이달 중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가 확정된 가운데 편의점 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 온·오프라인 경쟁 채널 대부분이 이번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배제된데다, 여름휴가와 방학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적 특수까지 겹치면서 올 들어 역성장에 빠진 편의점 업계가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행정안전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지원금을 선별해 나눠주는 2차 지급은 오는 9월22일부터 시작된다.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운영 매장으로 한정했는데, 유통업계에서는 전국 편의점 대부분이 포함될 예정이다. 전체 매장의 90% 이상이 소상공인으로 분류되는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면서다.

김민재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재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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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는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업황 부진을 개선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했다. 편의점 분기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실제 지난 2월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 줄어 2020년(2~3월) 이후 약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4월(-0.6%)과 5월(-0.2%)까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 속에서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에 이른 데다, 나들이 철인 봄 시즌에도 주말과 공휴일에 비가 반복되는 등 날씨마저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앞서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5월부터 3개월간 가구당 40만~100만원 규모로 1차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했을 당시 실제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대표적으로 GS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결정된 이후 그해 4월 지역화폐(제로페이·코나카드 기준) 사용 금액이 전월 대비 102% 증가했고 5월에는 214%, 6월에는 169% 각각 상승했다. 또 2021년 9월부터 소득 하위 국민 88%에 1인당 25만원씩 나눠줬던 5차 국민상생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그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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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2020년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지역화폐를 이용해 결제한 고객들의 객단가가 1만2000원으로 기존 일반고객 평균 객단가(약 5000원)보다 2.4배 늘었다. 지원금 사용기간이 포함된 그해 3분기 매출도 1조6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이나 일터와 가까운 편의점에서 지원금을 사용해 주류와 안주류, 간편식 등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비슷한 용도로 활용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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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수요가 높은 편의점 상품인 얼음컵과 아이스커피, 빙과류, 음료뿐 아니라 맥주 등 주류 품목의 판매량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을 때도 시행 초기 주요 편의점에서는 맥주와 와인 매출이 직전 대비 500~700%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몰, 창고형 할인점뿐 아니라 코로나19 시기 가맹점에 한해 지원금 사용이 가능했던 기업형슈퍼마켓(SSM)도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편의점 업계의 뚜렷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쿠폰의 5% 수준이 편의점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기존점 매출 회복과 편의점 실적 비중이 가장 높은 3분기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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