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피신설 이후 공개석상 첫 등장

시아파 종교 행사서 모습 드러내…'은신설' 일축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테헤란에서 열린 시아파 종교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무력분쟁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온 것이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TV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이날 행사에 검은 전통 의상을 입고 등장해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시아파 최대 종교의식 중 하나인 '아슈라'를 하루 앞두고 열린 애도의 날 행사로, 7세기 카르발라 전투에서 순교한 이맘 후세인을 추모하는 자리다. 국영TV가 방영한 영상에는 군중이 주먹을 높이 들고 "우리의 핏줄에는 지도자를 향한 피가 흐른다"고 외치는 장면도 담겼다.

행사는 테헤란 도심에 위치한 이맘 호메이니 모스크에서 열렸으며, 이란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는 이란 최고지도자로 36년째 집권 중이다. 그는 지난주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만 모습을 보였고, 특히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20일 넘게 공식 행사에 나타나지 않아 은신설이 제기돼왔다.

일부 서방 언론은 하메네이가 신변 위협을 우려해 지하 시설로 이동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