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떼가 생태계에는 익충으로 알려졌으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자극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전문가의 소견이 나왔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강한 독성 체액을 분비하는 다른 곤충과는 달리 피부에 심한 물집을 만드는 등의 독성 성분을 갖고 있지않다. 한 피부과 교수는 "(러브버그의) 체액이나 배설물이 직접적으로 피부염을 일으킨다는 의학적 근거는 현재까지 없다"면서도 "사체나 배설물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피부에 오래 닿으면 세균이 증식하거나 산화물이 생성돼 자극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피부 증상은 피부 장벽이 약한 사람에게 잘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피부 장벽이 약할 경우 러브버그와 접촉한 뒤 미지근한 물과 순한 세정제로 해당 부위를 씻을 것을 권했다. 만약 가벼운 가려움이나 화끈거림이 있다면 냉찜질을 하고 저자극 보습제 등을 사용하면 증상이 가라앉을 거라고 덧붙였다. 자극이 심하거나 부종·수포가 생겼을 경우 국소 저농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민감 체질이 아니더라도 러브버그 유행기에는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권장된다. 피부에 묻은 곤충을 손으로 문지르지 말고, 마른 수건이나 물티슈로 닦아낸 뒤 손을 씻는 것이 바람직하다.
러브버그는 파리목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암수가 짝을 지어 붙어 다니는 독특한 습성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처음 보고됐지만, 최근 기온 상승과 서식 환경 변화로 인해 개체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태계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익충이지만 사람에게 달려드는 특성이 있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00여건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엔 92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러브버그는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출몰하며 이후 자연 소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최근 환경부는 창궐한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물을 사용한 친환경 방제를 시행했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은 "살충제에 저항성을 가지는 러브버그는 화학적 방제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는 편이 생태계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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