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90세 생일 앞두고 "130세 넘게 살고싶다"

"할 수 있는 만큼 봉사할 것"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법명 톈진 갸초)가 구순을 앞두고 130세 넘어서까지 살고 싶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가 5일 다람살라 인근 티베트 불교 사원 본원에서 열린 장수 기원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달라이 라마가 5일 다람살라 인근 티베트 불교 사원 본원에서 열린 장수 기원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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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90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인도 히말라야 고원지대 다람살라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해 신도들에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으며 자비의 보살님 보호 아래 앞으로 30~40년 이상 더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우리는 조국을 잃고 인도에서 망명 중이지만 중생들에게 많은 이로움을 줄 수 있었다"면서 "나는 다람살라에 머물며 중생들과 불법(佛法)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일으킨 중국의 병합 반대 봉기가 진압되자 인도로 망명한 뒤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제 90세가 다 되면서 후계 문제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티베트 불교는 전통에 따라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현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전임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로 지명됐다.


앞서 그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고위급 티베트 불교 종교회의에 참석해 "달라이 라마 제도는 계속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한 때 자신이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여러 추측을 낳았지만 달라이 라마 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아울러 달라이 라마는 이전에도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할 것이며 중국이 지명한 인물은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보는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달라이 라마 발표에 "달라이 라마가 아이로 환생하는 것은 금병 추첨(제비뽑기 방식)으로 인정되고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도 중국은 1995년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인 판첸 라마 선정에도 개입해 11대 판첸 라마를 일방적으로 지명했다.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환생자로 달라이 라마가 선언한 소년 게둔 최키 니마는 지명 직후 실종됐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사실상 연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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