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침해사고 위약금 전면 면제…"7천억 보안투자·5천억 보상 패키지"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 고객 대상 면제
사이버 침해 보험 한도 10억→1000억원
전 고객에 8월 요금 50% 할인, 매월 50GB 데이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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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약정 고객의 위약금을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동시에 7000억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혁신과 5000억원 규모 고객 보상안을 포함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4일 발표하며 신뢰 회복에 나섰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전 SKT가 통신사업자로서 계약상 주된 의무인 유심정보 보호를 소홀히 했고, 정보통신망법상 주의의무도 다하지 못했다며 "이용약관상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는 공식 판단을 내렸다. 정부는 SKT가 이를 거부할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시정명령 또는 등록취소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T는 이번 발표를 통해 정부 판단을 전면 수용하고, 자율적 조치로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이다.

SKT는 침해사고 이후 해지했거나 7월 14일까지 해지를 예정한 약정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객과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위약금 면제는 약정 해지 시 발생하는 단말지원금·선택약정 할인 반환금에 해당하며, 이미 납부한 경우 신청을 통해 환급받을 수 있다. 단말기 할부금은 별도의 구매 계약이므로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SKT는 위약금 면제 외에도 고객 불안 해소와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함께 내놨다. 우선 '고객 안심 패키지'를 강화해 글로벌 보안솔루션 '짐페리움'을 전 고객에게 1년간 무상 제공하고, 사이버 침해 피해 시 보상까지 지원하는 보증 제도를 도입한다. 사이버 침해 관련 기업 보험 한도도 기존 1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100배 확대했다.

또한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정보보호 인력을 2배로 확대하고, 보안 기술과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CEO 직속으로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격상하고, 이사회에도 보안 전문가를 영입한다. 사내외 보안 점검 체계를 체계화해 글로벌 수준의 보안 역량을 갖춘다는 목표다.


고객에 대한 감사 차원의 '보상 패키지'도 있다. 전 고객 대상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월 50GB 추가 데이터 제공, 제휴 브랜드 릴레이 할인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혜택이 제공된다. 대상은 SKT 고객과 S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을 포함한 약 2400만명이다.


SKT는 이번 조치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문자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고객들에게 신뢰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를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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