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소의 의미, 역사성 등을 잘 살려야 한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위원장은 4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꿈밭극장 재개관 행사에서 극장이 지닌 역사성과 의미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아르코꿈밭극장은 '아침이슬'을 작사·작곡한 고(故) 김민기가 1991년 개관한 소극장 '학전'을 예술위가 새롭게 꾸며 재개관한 극장이다. 대학로에서 의미 있는 존재감을 보여주며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배출했던 학전은 지난해 초 김민기의 건강 악화와 재정 문제로 문을 닫았다. 이후 예술위가 학전을 인수해 지난해 7월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김민기는 학전이 아르코꿈밭극장으로 다시 개관하고 며칠 뒤 영면에 들었다.
정 위원장은 "다행히 예술위가 인수해 꿈밭극장으로 전환한 뒤 김민기 선생님께서 돌아가셔서 선생님이 '내가 없어도 극장이 계속 유지되는구나' 생각하시면서 눈을 감으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재개관 행사에서는 도너스월(Donor's Wall) 제막 행사가 열렸다.
에술위는 지난해 9월부터 아르코꿈밭극장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꿈밭펀딩을 시작해 총 2억5800만원을 모금했다. 후원금은 낡고 노후한 공연장, 객석, 분장실을 개선하는 데 활용됐고 꿈밭펀딩 모금에 참여한 기업 및 개인 후원자와 예술가들의 명단을 담은 도너스월 아르코꿈밭극장 입구로 들어서는 앞마당 외벽을 비롯해 분장실, 공연장 입구 벽면에 부착됐다.
기업과 개인을 통틀어 1호 기부자로 헌액된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공연기획사 쇼노트, 지에스비즈플, 한국뮤지컬협회, 배우 남경주, 서현철, 최정원, 이정열, 고창석 등의 이름이 도너스월에 새겨졌다.
정 위원장은 "뜻 있는 분들의 후원으로 이 극장을 계속 변화ㆍ발전시키면 김민기 선생님께서 학전을 꾸려왔던 뜻을 더 높게 기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펀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재개관한 아르코꿈밭극장에서는 4~5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사슴 코딱코의 재판'이 공연된다. 제31회 서울어린이연극상 단체부문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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