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업무에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면서 직원 복지 차원에서 AI 구독료 등을 지원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챗GPT나 제미나이(Gemini)와 같은 AI 솔루션의 유료 구독비를 회사가 대신 내주는 제도를 도입하거나, AI 도구를 사내 공식 툴로 지정하는 식이다.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AI 활용이 일상화되는 흐름이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는 최근 기술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AI 마일리지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직원들에게 매달 수십만원 규모의 포인트를 제공해, '클로드 코드' 같은 유료 AI 개발 솔루션을 자율적으로 구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직원 개별 업무 성향에 맞춰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해보자는 취지로, 조만간 제도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예전엔 코드 리뷰가 막막했는데, 요즘은 AI한테 초벌 검토 시키고 시작한다"면서 "시간 아껴서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AI 도구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내부 보안 검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한 일부 솔루션의 경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예컨대 딥시크 등 특정 생성형 AI 툴은 데이터 유출 우려 등의 이유로 마일리지 사용이 불가능하다. 보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업은 복지와 업무 효율이라는 현실적 필요에 따라 외부 생성형 AI 솔루션 사용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절충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완전한 차단보다는 툴별 사전 검토를 거쳐 제한적 사용을 허용하고, 회사 계정이나 지정 장비에서만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경우도 챗GPT나 제미나이 등 해외 솔루션에 대해 일정 수준의 보안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뒤, 선별적으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네이버( NAVER )웹툰도 지난 5월부터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공식 업무 도구로 활용키로 하고, 기업용 유료 버전을 도입했다. 사내 공지를 통해 전 직원에게 이를 안내하고 번역, 메일 작성,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등에서의 활용 예시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네이버웹툰은 사내 메신저 공지를 통해 "팀별 특성과 필요에 따라 챗GPT 등 다른 AI 도구도 단계적으로 추가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생성형 AI 도구가 기업 내에서 '선택적 실험'의 단계를 넘어, 복지 제도이자 기본 업무 인프라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기업 관계자는 "AI 도구는 이제 '쓸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안 쓰면 뒤처지는 것'이 됐다"며 "MS오피스가 그랬듯 기본 업무 도구로 자리 잡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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