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술 안 마신다?…설문 해 보니 "더 마셔요"

세계 15대 주류 시장 2만6000명 대상 설문조사
Z세대 73% "6개월 동안 주류 소비한 적 있어'

'금주 세대'로 여겨지며 앞선 세대보다 건전한 생활을 추구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젊은 층의 술 소비가 최근 2년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픽사베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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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은 영국의 주류시장 분석 업체 IWSR이 세계 15대 주류 시장의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법정 음주 가능 연령부터 27세까지에 이르는 Z세대의 73%가 지난 6개월 동안 주류 소비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2년 전 동기 66%와 비교해 7%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이런 증가 폭은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가파르다. 더타임스는 이에 "집에 머무는 것에 싫증을 느낀 젊은 세대가 술집에서 사람들을 만나 사교 생활을 하는 쪽을 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리처드 홀스테드 IWSR의 소비자분석 책임자는 젊은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음주를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난 이전 조사에 대해 "사회적인 습관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치솟은 생활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류 소비는 가처분소득과 상관관계가 있는데 Z세대는 생계비 급등 시기에 성인이 됐다"며 치솟는 물가는 Z세대 음주자 대부분에게 인기 있는 장소인 주점과 식당에서 특히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Z세대의 술 소비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매년 더 많은 Z세대 음주자들이 노동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미 직장을 잡은 사람들은 보통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도 Z세대 음주자 비율은 전체 평균 78%에는 소폭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서 밀레니얼 세대(28∼43세)의 83%는 지난 6개월 동안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한 2년 전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응답은 79%였다.

X세대(44∼59세)는 79%, 베이비부머(60세 이상)는 72% 순이다. X세대 음주 비율은 2년 전의 77%에 비해 2%포인트 증가했지만 베이비부머는 2년 전 73%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


IWSR는 알코올 접근에서도 세대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번 조사를 통해 봤다. Z세대는 60%가 '간헐적 금주'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음주자 평균 40%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더타임스는 Z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증류주를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젊은 층이 파티에서 보드카를 즐겨 마신다는 통념이 어느 정도 맞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홀스테드는 최근의 주류 소비 감소는 경기에 따른 순환적인 것이지 구조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최근 몇 년간 주류 수요의 구조적인 감소에 무게가 실리며 주가 하락 등을 겪던 주류 업체에는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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