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올해 2월 이후 22주 연속 올랐다. 다만 상승 폭은 다소 누그러들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관망세가 짙어진 만큼 향후 집값 흐름이 어떻게 흐를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부동산원이 3일 발표한 6월 5주차(30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4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주 상승률(0.43%)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단지나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선호지역 내 매수 문의가 줄면서 서울 전체 상승 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올해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광범위하게 재지정하면서 다소 주춤했던 아파트값 오름세는 5월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 두 달 가까이 매주 상승 폭이 커지며 급등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정부도 서울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지난달 27일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 규제 대책을 내놨다.
서울은 다소 주춤했는데 경기는 0.09% 오르며 상승 폭이 한 주(0.05%) 전보다 더 커졌다. 과천은 한 주 전보다 0.98% 오르며 상승 폭이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커졌다. 분당은 전 주보다 1.17% 오르며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 폭은 2018년 1월 하순 이후 7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값이 일주일에 이만큼 오른다는 건 연간으로 치면 60%가량 오른다는 얘기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반영된 가운데 서울 강남권이나 용산·마포·성동 등 선호지역 매수가 여의치 않자 인접지역으로 넘어가면서 오름세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한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은 그간 강남3구 등 서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했던 현장점검을 서울 전역과 과천, 분당까지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이날 공표한 아파트 매매 동향이 지난달 30일 기준이긴 하나 앞서 정부가 발표한 대출 규제 영향을 직접 받지는 않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27일 대책 발표 후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으나 주말이었던 터라 거래가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광범위하게 대출을 규제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거래는 줄어들 가능성은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나온 12·16 대책의 경우 시행 후 5~6개월 관망세였다"며 "이번에도 당분간 '숨고르기 장세'로 가면서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은 큰데 가격이 내려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는 이어지는 한편 지방에선 하락 추세가 꾸준하다. 비수도권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2% 내려갔다. 전남과 경북, 광주, 대구, 제주가 한 주 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표지역 178곳 가운데 오른 곳이 82곳으로 한 주 전보다 10곳 이상 늘었다.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이 0.07% 올라 상승 폭이 한 주 전보다 다소 낮아졌다. 보합세를 보이던 인천은 같은 기간 0.01% 낮아졌고 경기는 0.0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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