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나라 주요 그룹 총수 44명의 주식평가액이 지난 1분기(3월 말)보다 16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조원 넘게 주식재산이 늘어나며 15조원대의 주식 가치로 1위를 차지했다.
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관리 대기업 집단 중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 44명을 대상으로 '2025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비상장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주식 현황을 포함했다. 또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으며 우선주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주식평가액은 지난 3월 말과 6월 말 종가 기준이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44개 그룹 총수의 지난 3월 말 주식평가액은 57조9152억원이었지만, 6월 말에는 16조원 이상 늘어난 73조9314억원으로 조사됐다. 증가율은 27.7%다. 지난 1분기 때 주요 그룹 총수 주식재산이 0.3%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대폭 올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1분기 때만 해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전쟁,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장기화 등 전 세계 무역 갈등으로 향후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2분기 국내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었다"며 "그룹 총수가 보유한 140여 개 주식 종목 중 90% 이상이 올 2분기에 주식 가치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44개 그룹 총수 가운데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는 41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주식재산 '1조원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평가액 1위는 이재용 회장이었다. 주식재산 증가액 순위에서도 이 회장이 선두였다. 3월 말 12조2312억원이었던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6월 말 15조2537억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3조225억원(24.7%)이 늘었다. 삼성물산 주가 상승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국CXO연구소는 분석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 주식을 6월 말 기준 3388만220주를 갖고 있는데, 이 종목의 보통주 주가는 11만6900원(3월 말)에서 16만1400원(6월 말)으로 38.1%나 상승했다. 2위와 3위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0조2345억원)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3275억원)가 올랐다. 4∼6위권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4조3158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4조637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857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총수는 128.5%의 증가율을 기록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의 3월 말 주식평가액은 3822억원 수준이었던 반면, 6월 말에는 8734억원으로 4912억원 이상 불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박 회장이 보유한 두산 보통주의 주식 가치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의 주가는 29만2500원(3월 말)에서 65만6000원(6월 말)으로 124.3%나 상승했다.
이 밖에도 올해 2분기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 구자은 LS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의 주식재산이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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