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우려에 "일본 안갈래" 확산…홍콩 항공사 "당분간 운행 중단"

예언 확산에 홍콩서 탑승객 급감에 실적 악화
도카라 열도서 소규모 지진 잇달아 발생

일본에서 7월 대지진과 관련한 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의 한 항공사가 오는 9월1일부터 홍콩과 일본 소도시 2곳을 각각 잇는 정기 노선 운항을 당분간 중단한다. 2일 연합뉴스는 교도통신을 인용해 홍콩의 그레이터베이항공이 홍콩과 돗토리현 요나고, 도쿠시마현 도쿠시마를 연결하는 노선의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항공사 측은 홍콩에서 일본 대지진설이 확산해 탑승객이 급감했고 실적이 악화해 해당 노선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께 지진 이후 산사태로 피해를 일본의 소도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해 12월께 지진 이후 산사태로 피해를 일본의 소도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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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이미 홍콩과 도쿠시마, 센다이를 잇는 항공편을 일부 감편한 바 있다. 홍콩에서는 일본 만화가 다쓰키 료의 '내가 본 미래 완전판' 등을 근거로 일본에서 올해 7월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예언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해 예약이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항공사 측은 일본 내 일부 다른 지역에 대한 감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에서는 '7월 대지진' 예언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진 예측 전문가인 나가오 도시야스 도카이대·시즈오카현립대 객원교수는 "일본과 필리핀 사이 해역에는 지진이 발생할 지질학적 조건도, 화산 활동도 없다"며 "과거에도 큰 지진이 없었다"고 밝혔다. '쓰나미로 인해 홍콩, 대만, 필리핀이 육지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쓰나미는 해저의 융기·침강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쓰나미가 육지를 솟게 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해 트로프 거대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동일본대지진보다 큰 쓰나미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대지진설 등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일본을 찾은 홍콩인 수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1.2% 감소했다. 주요 국가·지역 중 홍콩만 유일하게 5월 일본 방문자가 줄었다. 일본에서도 최근 규슈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 소규모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대지진설과 관련된 보도가 부쩍 늘었다. 다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기상청과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대지진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지진은 현대 과학 지식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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