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하는 호흡기 질환인 백일해가 빠르게 확산해 올해 발생 환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질병 당국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는 지난달 16~22일까지 일주일간 보고된 백일해 환자가 총 3211명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다 기록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올해 들어 일본에서 발생한 누적 백일해 환자는 총 3만581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환자 수(4054명)를 불과 반년 만에 8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앞서 사상 최다 기록이었던 2019년(1만6845명)과 비교해도 2배를 넘어섰다.
일본에서 백일해 환자는 2018년과 2019년에 연간 1만명 이상 발생했으나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부터 크게 줄었다. 이후 2024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 다른 감염병인 전염성 홍반, 일명 '사과병'도 확산세다. JIHS 집계에 따르면, 전국 약 2000여 개 소아과 병원에서 보고된 전염성 홍반 환자 수는 의료기관당 평균 2.53명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염성 홍반은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양쪽 볼에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2~15세 정도의 영유아나 어린이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특히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유산이나 사산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 보건당국은 어린이뿐 아니라 임산부와 성인도 예방접종과 조기 진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특히 어린이를 대하는 직업군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백일해는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292명에 불과했던 백일해 환자 수는 지난해 4만8048명으로 164.5배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백일해에 걸린 영아가 사망해 201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국내 첫 백일해 사망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백일해는 발작성 기침이 특징인 세균성 호흡기 질환으로 한번 걸리면 100일 동안 기침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비말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데, 평균 7~10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가 격렬한 기침 발작과 구토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
백일해는 모든 연령층이 감염될 수 있지만 20세 미만 영유아, 어린이 및 청소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영유아의 경우 폐렴, 발작, 중이염, 뇌 질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지어 사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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