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늘면서 4100억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에 따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 역시 증가하면서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02억달러로 전월 말 4046억달러 대비 56억1000만달러 늘었다. 이 기간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환산해 계산하는 기타통화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6월 중 미 달러화 지수(DXY)는 약 1.9%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운용수익이 늘어난 것도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다시 늘어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021년 하반기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 10월 말 4692억달러를 기록한 외환보유액은 2022년부터 본격화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 등에 영향을 받으며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된 데다 연말 비상계엄 사태 등 국내 정치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강달러가 지속,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가 이어지며 감소세를 보였다. 소폭의 등락은 있었으나 올해 들어 2~5월 4100억달러 선을 밑돌았다.
외환보유액 구성항목 중 국채와 회사채, 정부기관채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은 전월 말 대비 14억7000만달러 줄어 3585억달러를 기록했다. 유가증권 비중은 전체 외환보유액의 87.4%다. 예치금은 265억4000만달러(6.5%)로 68억6000만달러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58억9000만달러(3.9%), 금은 47억9000만달러(1.2%), IMF 포지션은 44억7000만달러(1.1%)였다.
지난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10위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3월 독일에 역전을 허용하며 9위에서 10위로 뒷걸음질 쳤다. 10위권 내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국가는 2위 일본과 10위 한국으로, 각각 1억달러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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