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가 터널, DL이앤씨가 먼저 뚫는다…영업익 1000억대 복귀 전망

박상신 대표 복귀 1년…'보수 경영' 결실 맺는다
10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00억 클럽’ 유력
주택 원가율 88.8%로 개선…플랜트도 '실적 쌍끌이'
"원가율 악화의 긴 터널을 가장 먼저 빠져나오는 건설사"

DL이앤씨 가 2년여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 원가율 개선과 선별 수주, 보수적 착공 전략 등이 실적 반등을 이끄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7월 '친정'으로 복귀한 박상신 대표의 내실 중심 경영 기조가 1년 만에 본격적인 결실을 맺는 모양새다.

DL이앤씨 돈의문 디타워 본사. DL이앤씨.

DL이앤씨 돈의문 디타워 본사. 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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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108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32.9% 증가하며 2022년 4분기(영업이익 1202억원) 이후 10개 분기 만에 1000억원대 영업이익이 달성할 전망이다. 17개 증권사 중에서는 14개사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점쳤다. 실적은 이달 말 공시될 예정이다. 매출 1조91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부문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실적도 확대되는 수순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은 고원가 사업장 부담이 컸으나, 2분기 들어 수익성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 KB증권은 2분기 DL이앤씨의 별도 주택 원가율을 88.8%로 추산했다. 1분기(90.7%)는 물론 1년 전 동기(93.0%)와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이다.

실적 회복세는 플랜트 부문에서도 확인된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러시아 발틱 프로젝트 등에서 매출이 인식되고 있다. 피드(기본설계) 기반 수주 확장도 진행 중이다. DL이앤씨는 중장기 전략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 확대에 나선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250억 원을 투자해 지분 약 2%를 보유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아마존과 SMR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12억 달러 지원을 받은 기업이다. 현재 노르웨이 원전 개발, 미국 워싱턴주 SMR 입찰 참여 등 협력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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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취임 이후 원가율을 낮추는 데 힘썼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저마진 고원가 사업장 비중은 2023년 91%에서 지난해 80%, 올해 41%, 내년 29%로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업 특성상 과거 착공 사업장이 매출에 장기간 반영되는 구조를 고려하면, DL이앤씨는 본격적인 체질 개선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외형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경영 전략도 먹혔다. 올해 DL이앤씨는 별도 기준 7940가구, DL건설 포함 총 1만1945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연간 2만가구 안팎을 내세운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 이미 상당한 실적을 확보했다. 4월 말 기준 수도권과 서울은 분양률 100%, 지방도 85% 이상으로 회수 속도도 안정적이다.


시장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DL이앤씨 지분을 기존 10.30%에서 12.21%로 확대했다. 국내 5대 상장 건설사 가운데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이 DL이앤씨다. 장문준·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원가율 악화의 긴 터널을 가장 먼저 빠져나오는 건설사가 될 것"이라며 "보수적 착공과 리스크 관리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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