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값은 내렸는데…2만원 삼계탕·3만원 치킨, 외식비는 왜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가격 1만8000원 육박
생닭 가격 안정세 불구 인건비 등 물가 상승에 외식비 상승

삼복더위를 앞두고 삼계탕 등 여름철 보양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이 1만8000원에 육박하며 외식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최근 생닭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증가하며 삼계탕 가격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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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소재 음식점의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765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885원)보다 4.6%(769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삼계탕 1인분 평균 가격은 2022년 7월 처음으로 1만5000원을 넘은 데 이어 2023년 1월 1만6000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7월에는 1만7000원대마저 넘어섰다. 여기에 유명 식당의 삼계탕 값은 평균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실제로 서울 시내 유명 삼계탕 전문점인 토속촌과 논현삼계탕, 고려삼계탕은 이미 기본 삼계탕 한 그릇을 2만원에 팔고 있다.


치킨 가격도 만만찮다. bhc의 '뿌링클'은 2만1000원, 교촌치킨 '허니콤보'는 2만3000원이다. BBQ의 '마라핫치킨'은 2만8000원, '땡쇼크 치킨'과 '맵소디 치킨'은 각각 2만5000원, 2만4500원에 판매된다. 배달비(1000~2000원)를 더하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은 3만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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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과 치킨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육계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당 닭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5764원으로 전년 동기(6073원) 대비 5.1%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도매가격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도계장에서 도계된 닭고기가 대규모점포에 납품되는 평균 거래가격은 ㎏당 3966원으로 전년 동월 평균가(4694원)보다 15.5% 내렸다.

육계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번 달 육계 도축 마릿수는 평년 대비 0.8% 내외 감소한 수준인 7260만~7409만마리로 예상된다. 다만 폭염 등의 피해 발생 여부에 따른 변동 가능성은 존재한다. 수입산 닭고기와 관련해선 태국산 닭고기가 이달 말, 브라질산 닭고기는 다음 달 중순부터 국내로 들어온다. 정부는 브라질이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화를 선언하면서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평가를 거쳐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도 전면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육계 공급에도 삼계탕 가격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는 건 원재료인 생닭의 산지 가격 하락은 유통과정에서 반영되지 않는 반면 고물가 기조에 인건비나 임대료, 기타 재료비 등 부대비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물가는 지난 1월 2.9%에서 2월에 3.0%로 올랐고, 지난달까지 5개월째 3%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외식비도 4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만7000원)보다 2.5%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분기 32만3000원이었던 가구당 한 달 외식비는 이후 빠르게 올라 6년 새 29.1% 상승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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