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인공지능(AI)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단순히 엔지니어가 되는 걸 넘어 모두가 훌륭한 협력자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사이먼 토쿠미네 구글 랩스 디렉터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제품과 성능이 점차 다양해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까지 가능한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만큼, 협업은 필수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는 구글의 AI 기반 노트 앱인 '노트북LM'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구글이 국내 파트너십과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한 '구글 포 코리아 2025' 행사를 맞아 진행됐다.
사이먼 디렉터는 최근 AI 도구들의 핵심 키워드를 '변화'와 '협업'의 2가지로 제시했다. 변화는 텍스트를 이미지로, 이미지를 영상으로 바꾸는 것처럼 한 정보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걸 의미한다. 구글의 노트북LM이 사례로 제시됐는데 텍스트나 음성, 영상을 AI가 분석해 이해하기 쉬운 하나의 정보로 요약해 제시해준다. 영화 제작자를 위한 구글의 AI 영화 제작 툴 '플로우'도 변화 사례로 꼽았다.
협업은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협력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이 지난 3월 공개한 추론형 모델 '제미나이 2.5 프로'가 사례로 제시됐다. 사이먼 디렉터는 "제미나이 2.5 프로는 질문에 답변하는 것뿐 아니라 의사결정도 가능하다"면서 "에이전트로 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발표에 나선 마니쉬 굽타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는 알파폴드와 파운데이션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 등 구글의 주요 AI 리서치 프로그램의 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알파폴드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 중인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알파폴드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굽타 디렉터는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체가 아닌 역량 강화의 보조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인과 구글의 협업에서 볼 수 있듯, AI 모델이 자체적으로 음악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닌,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를 거대언어모델(LLM)에 학습시키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굽타 디렉터는 "단순한 언어 이해를 넘어 문화적 측면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데 주요 소스 중 하나가 유튜브"라며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어조와 뉘앙스로 말을 하는지, 영어권을 넘어 윗사람을 대하는 행동 등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이먼 디렉터는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인 오픈AI의 챗GPT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고 많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 업체 대비 구글만의 강점에 대해 사이먼 디렉터는 "AI 서비스를 수직적으로 통합 제공한다는 점"이라며 "기초 연구부터 시작해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AI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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