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탄 밸류업…상반기 자사주 15조 소각, 작년 기록 경신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증시에서 15조원이 넘는 자사주가 소각되며 지난해 총 자사주 소각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주주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상장사들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와 주주환원 규모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가 2일 공개한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매입금액은 9조5000억원, 자기주식 소각금액은 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전체 자사주 소각 규모(13조9000억원)를 초과한 셈이다. 현금배당도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 현금배당 결정 금액은 3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4조2000억원) 대비 10% 늘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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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역시 밸류업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지난달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총 156곳(코스피 120개사·코스닥 36개사)으로 집계됐다. 이 중 6월 한 달간 신규 공시한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비츠로셀 , 슈프리마 , 파수 , 한화시스템 , 오리온 등 6곳이다. 같은 기간 최초 공시 이후 주기적 공시를 제출한 기업은 지역난방공사 , 콜마홀딩스 , 미래에셋증권 , 한미반도체 등 4곳으로 확인됐다.

공시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시장의 43.9%이며, 코스피 공시기업의 경우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50.2%)한다. 공시기업 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의 비중이 62.2%로 높았으며,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소형 상장사의 비중은 5.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달 말 기준 10대 그룹 중에선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신세계(GS 그룹 제외) 등 9개 그룹사가 공시에 참여했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115개사 중 중 47개사가 공시한 셈이다. 특히 한화 그룹 계열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일원으로서 지난해에만 164.9%에 이르는 총주주수익률(TSR)을 시현했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 친화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지난달 25일 사상 최고치(1243.15)를 찍었다. 올해 들어서만 30.5% 상승해 코스피 대비 2.5%포인트 초과 수익을 시현했다. 지난달 말 기준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총액은 7051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최초 순자산(4961억원) 대비 몸집을 1.5배가량 불렸다.

한국거래소는 "주주 중심의 경영 문화가 확산하면서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매입·소각,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거래소는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을 매월 발표해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제고 현황과 개선 노력을 공유하고 상장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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