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보험부채 할인율·자산-부채관리 강화규제 도입…8월 발표

'보험산업 건전성 TF 1차회의' 개최
킥스비율 직결 기본자본 규제 및
계리가정 선진화 로드맵은 하반기 구체화

금융당국이 보험사 보험부채 할인율을 현실화하고 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하는 규제를 새롭게 도입해 다음 달 중 발표한다. 보험사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과 직결되는 기본자본 규제와 계리가정 선진화 로드맵 등은 하반기 중 구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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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보험사들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경과와 건전성 규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보험사 킥스 비율이 하락한 이유는 지속적인 시장금리 하락과 장기 보장성 상품 판매에 쏠리는 영업 관행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생명보험사 평균 킥스 비율은 2023년 말 232.8%에서 지난 1분기 190.7%로 42.1%포인트 하락했다. 손해보험사 평균 킥스 비율은 같은 기간 231.4%에서 207.6%로 23.8%포인트 떨어졌다.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ALM 규제 신규 도입에 관해 논의했다.


우선 할인율과 직결되는 최종관찰만기(LoT) 기한 관련 3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3가지 시나리오는 현행 계획(올해부터 3년간 분산 시행) 유지 방안, 매년 금융위-금감원 논의를 통해 정하는 방안, LoT 확대 계획을 사전에 확정하되 기한을 현행 3년보다 늘리는 방안 등이다.

당국은 LoT를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올 초 도입하려다 기한을 늦춰 올해부터 3년간 분산 시행하기로 했다. LoT는 보험부채 할인율 적용 과정에서 국고채 수익률을 비롯한 시장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간을 의미한다. LoT가 길어질수록 할인율이 낮아져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늘고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진다. LoT 연장 정책 시행 시점을 늦춘 것은 당국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다.


보험사 ALM을 강화하는 규제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금리 하락기에 보험사 건전성 지표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보험사의 자산-부채 실질 만기(듀레이션)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듀레이션은 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변동할 때 자산·부채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참석자들은 인구 감소, 잠재 성장률 둔화 등으로 당분간 금리 하락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 ALM 강화 규제 도입을 검토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회의에서는 보험사에 허용되는 듀레이션 갭 범위를 감독 규정에서 정하고 준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 K-ICS 제도 또는 경영실태평가에 ALM 평가 항목을 도입·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ALM 규제 도입 시 현재 듀레이션 갭이 큰 회사들이 규제를 준수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대형사에 우선 적용하거나 충분한 적응 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은 LoT 등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속도 조절이 진행될 경우 이와 병행해 보험사 ALM 관리 노력을 지속 유도할 방침"이라며 "보험부채 할인율 시행 일정 및 ALM 강화 방안을 다음 달 중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킥스 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본자본 규제, 계리가정 선진화 로드맵 등 보험사 건전성 정책 관련 세부 논의도 해나가기로 했다. 하반기 중 관련 규제를 구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안창국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건전성 TF의 기본 목표는 보험 산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며 "건전성 관리를 엄격히 강화해 나가되 보험사들이 과도한 부담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행 속도를 유지하고, 필요한 규제 개혁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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