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을 찾은 30대 대학원생 안모씨는 친구와 테이블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테이블 옆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했다. 각자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마치자, 직원 도움 없이 주문이 끝났다. 안씨는 "테이블 오더는 한 명이 몰아서 결제하고 나중에 정산해야 해서 불편한데, QR 오더는 각자 알아서 결제하니까 편하다"고 했다. 이어 "QR코드로 이벤트 참여가 가능한 식당도 있어서 음료 쿠폰에 당첨되면 일부러 다시 찾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테이블 한쪽의 작은 QR코드가 매장 풍경을 바꾸고 있다. 최근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키오스크나 태블릿을 활용한 스마트오더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높은 초기 설치 비용과 유지 관리 부담 등은 단점으로 거론돼 왔다. 이런 가운데 추가 비용부담 없이 운영 가능한 QR 오더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QR 오더는 1만원 안팎의 낮은 설치비에 고객의 스마트폰 설정에 따라 글자 크기 조절, 음성 안내 등 배리어프리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앞으로 키오스크를 새로 설치하려는 매장은 배리어프리 기능을 갖춘 제품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데 수백만원의 키오스크 대신 QR 오더를 도입하면 비슷한 효과를 누리면서도 규제 적용은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비용 절감과 규제 부담 완화라는 측면에서 QR 오더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련 스타트업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코플렉스의 테이블 오더 서비스 '큐로'다. 큐로는 테이블에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모바일 주문 페이지가 열리고, 동시에 디지털 취약 계층을 고려한 음성 안내도 지원된다. 큐로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마케팅 솔루션도 탑재돼 포인트 적립, 리뷰 이벤트 등록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모코플렉스 관계자는 "배리어프리 이슈 등 영향으로 올 상반기에만 큐로를 도입한 매장이 6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관광지에서도 QR 오더는 외국인 고객 응대를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아치서울이 운영하는 모바일 메뉴 주문 서비스 '핸드오더'는 서울 주요 음식점 400곳에 QR 기반 다국어 메뉴판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케이푸드도 충북 제천과 단양 지역 식당에 20개 언어가 지원되는 QR 메뉴 서비스 '케이플'을 제공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성과를 내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