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안 반대' 머스크 추방 질문에 "살펴보겠다"

"정부효율부는 머스크 잡아먹을 수 있는 괴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자신의 국정 의제를 포괄한 법안에 재차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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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의 불법 이민자 구금 시설을 시찰하기 위해 워싱턴D.C. 백악관을 떠나기 전 머스크 CEO의 법안 반대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는 화가 났다. 그는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잃게 됐다고 말한다"고 답한 뒤 "그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 CEO는 친환경 지원 정책 폐지와 대규모 감세 등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의제를 포괄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대해 전날 "정신 나간 지출법안이 통과되면 그 바로 다음 날 '아메리카당'이 창당될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을 줄여 연방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머스크가 훨씬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기업과의 정부 차원 계약 해지, 해당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삭감 등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신으로 미국 국적자인 머스크 CEO를 남아공으로 추방할지에 대한 질문에 "모르겠다"면서도 "우리는 (추방 가능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정부효율부(DOGE)가 머스크를 맡도록 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정부효율부는 머스크를 잡아먹어야 할지 모르는 괴물"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달 갈등을 겪은 후 봉합되나 싶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관계는 국정 의제를 담은 법안 처리를 계기로 다시 파국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대선 때 물심양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며 집권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신흥 최측근'으로 불린 바 있다.


한편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34% 내린 300.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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