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檢 고위직 인사… ‘검찰개혁’ 메시지 선명

검찰총장 자진 사퇴 몇 시간 뒤 ‘검사장’ 승진·전보 단행
‘안정·파격’ 인사 통해 대대적 인적 쇄신 예고
심우정 "형사사법시스템 국민 기본권 직결… 신중한 논의 거쳐야"

심우정 검찰총장이 임기 9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한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조형물을 통해 보이는 대검청사가 일그러져 보이고 있다. 내란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이후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총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2025.07.01 윤동주 기자

심우정 검찰총장이 임기 9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한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조형물을 통해 보이는 대검청사가 일그러져 보이고 있다. 내란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이후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총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2025.07.01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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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속전속결로 단행됐다. 파격 인사를 통해 '검찰개혁'을 조기에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2일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심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범죄를 처벌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가의 형사사법시스템은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각계각층의 의견 충분히 듣고 심도 있고 신중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전날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급)에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55·사법연수원 29기)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정진우 서울북부지검장(53·29기)을 임명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성상헌 대전지검장(52·30기)을 발탁했다. 기획조정실장에는 최지석 서울고검 감찰부장(50·31기)을, 서울동부지검장에는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51·30기), 서울남부지검장에는 김태훈 서울고검 검사(54·30기)를 승진 발령했다.


사실상 인사를 통해 고강도 검찰개혁에 대한 현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내 빅2로 꼽히는 중앙지검장과 검찰국장 자리에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우면서도 무채색을 띠는 정 지검장과 성 검찰국장을 앉혔다. 검찰 구성원들의 혼란을 막되 검사장 승진의 마지막 관문인 차장검사를 거치지 않은 친(親)민주당 성향의 임 부장검사를 검사장에 보임하는 파격적인 수를 뒀다.


지휘부 교체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우선 이재명 정부 첫 검찰총장은 노 차장검사보다 선배인 이들이 먼저 물갈이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직에 남아 있는 연수원 27~28기 검사장들이 극소수인 만큼 노 차장검사의 동기들이나 이미 퇴직한 이들 중에서 검찰총장이 내정될 가능성도 있다.

한 부장 검사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과 함께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저항하지 않는 인물일 것"이라며 "실력보다는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차기 검찰총장을 임명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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