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폭염·산불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잇따르면서 전 세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후변화·보건 전문가 마리솔 이글레시아스 곤잘레스는 유럽 각국이 기상 상황에 즉각 대응하지 않을 경우 수만 명이 불필요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일부 국가의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서면서 노약자를 중심으로 온열질환, 탈진, 지병 악화 등의 인명 피해가 커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통계학자 피에르 마셀로도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3일까지 나흘간 4500명 이상의 초과 사망(excess death·통상 수준을 초과해 발생한 사망자 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해 초 발표된 유럽 도시 854곳의 폭염 관련 사망자 발생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매년 17만5000명 이상이 폭염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했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하순, 중서부에서 동부 해안까지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보스턴의 낮 최고기온이 39도에 이르는 등 약 스무 지역에서 기온 관련 최고 기록이 여러 차례 경신됐다. 서늘한 북풍으로 잠시 진정세를 보였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곧 다시 폭염이 찾아온다고 경고했다.
곤잘레스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시화하면서 폭염은 더 이상 극단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는 폭염이 올지 말지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오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미 통제 불능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지구촌 기상 현상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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