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헤어져"… 여름철 '이혼 급증'하는 까닭

미국 이혼 지원 앱 스플릿업 구글 트렌드 분석

여름철에 이혼 신청이 급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보, 우리 헤어져"… 여름철 '이혼 급증'하는 까닭 원본보기 아이콘

뉴욕포스트 등 해외 매체는 1일 미국의 이혼 지원 애플리케이션 '스플릿업(SplitUp)'이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2020년 6월~2025년 6월) '이혼 변호사(divorce lawyer)' 검색량이 495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연말연시 스트레스로 인한 갈등이 폭발하는 1월 첫 번째 월요일에 이혼 신청이 집중됐다. '이혼의 날(Divorce Day)'로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2024년 6월 한 달 동안 '이혼 변호사' 검색 건수는 3만600건으로, 같은 해 1월보다 13% 많았다. 스플릿업 측은 "여름철이 새로운 고비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름 날씨가 이혼 갈망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분석했다. 미국 심리학자 다니엘 포시 박사는 "햇빛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뇌 화학 작용에 변화가 생겨 감정이 더욱 강하게 표출되고, 독립적인 삶에 대한 갈망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방학이 자녀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변화에 적응할 여유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기라는 시각도 있다.


포시 박사는 "아이들이 학교를 쉬는 동안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질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부모도 비교적 한산한 일정 속에서 이혼 절차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 이혼' 트렌드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포시 박사는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여름철 이혼 신청이 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흐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 파디데 자파리(Padideh Jafari)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잃는 것은 가장 흔한 문제"라며 "가족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파리는 또 최근 소셜미디어(SNS)가 이혼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옛 연인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거나, 몰래 다른 이성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더 나아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두른 결혼 또한 이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면 조급할 필요가 없다"며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의 모습을 충분히 지켜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