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데만 월 90만원 나간다 '역대 최고치'…저소득층엔 더 부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 87만7000원…전년比 2.4%↑
고물가 이어지며 실제 구매력은 정체

올해 1분기 가구당 한 달 식비 지출이 90만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폭이 워낙 큰 탓에 실제 구매력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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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식료품과 음료, 주류, 외식비 등을 합친 식품비 지출액은 가구당 월평균 87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85만7000원)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식품비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정체됐지만 이후 2021년을 기점으로 매년 증가하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지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6년 사이 27.7% 증가한 수준이다.

한 달 식품비가 9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가구의 명목 월평균 식품비를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해 실질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분기 실질 월평균 식품비는 70만8000원이다. 이는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0~2022년 1분기와 비교해선 1.5~3.0% 증가한 수치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70만9000원)과 비교해선 오히려 0.1% 감소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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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로 보면 신선식품 지출은 19만8000원, 가공식품은 26만3000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고, 외식비는 41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 비중은 신선식품 22.5%, 가공식품 30.0%, 외식비 47.5%로 지난해 1분기와 동일한 비중을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가공식품과 외식비 지출 비중은 각각 0.5%포인트씩 증가한 반면, 신선식품 지출 비중은 1.0%포인트 감소했다.


식품비 지출 증가는 저소득층에 더욱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 소득 하위 20%(1분위)는 한 달 평균 45만원을 식품비로 썼는데, 이는 2019년과 비교해 41.2% 증가한 것으로 이 기간 평균 지출액 상승률(27.7%)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올 1분기 약 137만3000원을 지출해 1분위보다 세 배 이상 격차를 보였지만 2019년 이후 지출액 변화율 면에선 26.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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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주 연령대별로는 상대적으로 부양가족 수가 많은 가구주 연령 40대 가구의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은 109만원으로 타 연령대 대비 지출액이 가장 높았고, 50대 가구가 104만6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30대 이하와 60대 이상 가구의 지출액은 각각 81만3000원, 71만2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편 가공식품 가운데는 빵·떡류에 지출한 비용이 31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건강보조식품(29만5000원), 당류·과자류(28만8000원) 순이었다. 커피 및 차에 지출하는 비용은 작년 1분기보다 6.3% 늘어나며 처음으로 10만원을 넘긴 반면 주류 지출은 16만3000원으로 4.1% 감소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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