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K팝 아이돌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

저스트비 배인, BBC 인터뷰서 심경 전해
“정체성 감추는 것 고통…사회 바뀌고 있다”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공개한 보이그룹 저스트비(JUST B)의 멤버 배인이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커밍아웃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연합뉴스는 28일(현지시간) 공개된 BBC의 방송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2021년 6인조 보이그룹 저스트비의 멤버로 데뷔한 그는 10대 시절 동성애자라는 것을 자각했지만, 아이돌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후 활동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고 밝혔다.

이후 점차 팬층을 확보하며 활동을 이어갔지만, 정체성을 감춘 채 살아가는 일은 큰 고통이었다고 고백했다.

배인은 "너무 많은 걸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아예 아이돌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특히 "정체성을 감추는 일 자체가 너무 벅차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보이그룹 저스트비의 멤버 배인 [이미지 출처=배인 인스타그램 캡처]

배민은 3년 전쯤 가족에게 먼저 커밍아웃했고, 이후 저스트비 멤버들과 소속사의 지지에 힘입어 정체성을 공개할 용기를 얻게 됐다. 이후 배인은 지난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월드투어 공연 무대에서 처음으로 "게이로서 LGBTQ(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일원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커밍아웃했다.

열애설만으로도 팬덤이 흔들리고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은 K팝 그룹의 멤버가 성적소수자로서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로 배인은 업계에서는 커밍아웃을 하면 팬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어쩌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커밍아웃 직후 몇몇 팬이 그에게 자신도 성소수자라고 고백하며 감사를 전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배민은 "그 순간 좀 더 일찍 커밍아웃을 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배인은 "내 선택이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정말 오랫동안 나 자신을 감추며 살아왔지만, 내가 먼저 나섰기에, 다른 이들도 자기 자신을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느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