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수요 불 붙었나…시중 5대은행 가계대출 5조 늘었다

일평균 2890억원 규모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폭
전 금융권으로 확대할 경우 6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 6조~7조원에 육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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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가계대출이 5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대출 수요에 불이 붙은 데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일시 해제됐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대통령 선거 전후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7~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6월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9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748조812억원 대비 4조9136억원 늘어난 규모로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는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약 2890억원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8월 일평균 31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6월 말 기준으로는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권으로 확대할 경우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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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을 견인한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주담대가 597조610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949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도 104조3233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88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388억원으로 전월 265억원의 약 1.5배 수준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용대출의 증가세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수요뿐만 아니라 증시 활황의 영향도 미친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6월 가계대출이 5조원가량 늘어난 데는 7월부터 시행하는 DSR 3단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월1일부터 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수도권의 경우 스트레스 금리 1.50%포인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의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가 기존 대비 2000만~3000만원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또 토허제 해제 이슈로 지난 2~3월 중 반짝 늘어난 주택거래의 영향이 이달까지 가계대출 잔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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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하는 등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6일부터 대출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했고,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가 7월 실행분까지 한도 소진으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SC제일은행은 주담대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농협은행도 우대금리 조건 강화 등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했다.


지난 27일 정부도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내놓았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8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신청·접수된 대출이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행되는 데다, 3단계 DSR을 피하기 위해 이달 계약서를 쓴 주택거래도 상당 규모로 파악되는 만큼 추후 대출 규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6월 가계대출 증가는 토허제가 일시 해제됐던 지난 3월 여파와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몰린 막바지 대출 수요에 기인한 것 보인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 활황 영향은 8~9월까지 가계대출 잔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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