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새 대통령실 민정수석으로 다시 검사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후보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후보군에 포함됐던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거론되고 있다.
28일 법조계와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사퇴한 후 공석인 민정수석 자리에 검찰을 잘 아는 인사를 위주로 인사 검증을 진행해 왔고, 봉 전 차장을 포함해 여러 후보를 놓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오 전 민정수석이 임명 5일 만에 차명 재산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한 이후 시간을 두고 후임자를 물색했다.
봉 전 차장(사법연수원 18기)은 이 대통령보다 연수원 한 기수 아래로 2019년 대검차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난 '기획통' 검사다. 퇴임 전까지 대검 첨단범죄수사과 과장, 정책기획과 과장, 공안기획관으로 활약했고 법무부에서도 기획조정실 실장, 법무실 실장 등을 지냈다. 봉 전 차장은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시절 한화그룹과 태광그룹 등 재벌 수사를 주도하면서 조직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2019년 연수원 기수 후배였던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최종 발탁되면서 검찰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했다. 2021년 천대엽 당시 서울고법 수석 부장판사 등과 함께 대법관 후보에도 올랐었다. 현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소속된 변호사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파견검사로 근무를 한 이력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봉 전 차장에 대한 여권 내 시각 역시 오 전 민정수석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개혁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9년 윤석열 전 대통령,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 고검장 등과 검찰총장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가 최종 지명을 받지 못했던 점을 비롯해 현재 대형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라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특수통' 검찰 출신이었던 오 전 민정수석을 둘러싼 우려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여권 내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오 수석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검찰을 잘 아는 사람이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생각이)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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