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홍콩 출전' 구의원, 하루만에 포기…"공직자 이미지 때문에"

내외부 우려에 공직 이미지 지키기 위한 결정
미스홍콩 대회 일정상 정규직 병행도 어려워

홍콩의 최연소 구의원이 미스홍콩 선발대회 출전을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포기했다. 정당 내부의 우려와 공직자의 책임 문제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민주건항협진연맹(DAB) 소속의 앤젤 총 응아팅(24) 의원이 TVB 주최 미스홍콩 대회 1차 인터뷰에 참여한 뒤 하루 만에 출전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총 의원은 미스홍콩 대회 출전에 대해 "젊은 세대로서 구의원의 일상을 홍보하고 청년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DAB도 "당은 각 당원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총 의원이 시간 관리를 잘해 의정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으나, 총 의원은 결국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앤젤 총 응아팅 의원 [이미지 출처=앤젤 총 응아팅 인스타그램 캡처]

앤젤 총 응아팅 의원 [이미지 출처=앤젤 총 응아팅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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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 로 슈힝은 "DAB는 당 기강을 중시하는 정당으로, 구의원은 지역 민원에 전념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고 설명하며 "12월 선거를 앞두고 내부 조직을 정비 중인 당 소속의 의원이 대중오락 프로그램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정부도 총 의원의 판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앨리스 맥 청년·지역사무장관은 "총 의원이 구 사무소를 통해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며 "공직을 우선한 판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콩 구의회 규정에 따르면 구의원은 전체 회의 및 소위원회에 80% 이상 출석해야 하며, 정기적인 민원 응대, 거리 활동, 정부 회의 참여 등이 요구된다. 규정을 어길 경우 경고, 벌금, 정직 등의 제재가 가능하다.


미스홍콩 참가 경험이 있는 인사들도 공직과 대회 활동의 병행은 어렵다고 밝혔다. 2005년 미스홍콩 본선 진출자였던 에리카 유엔미밍 전 인민역량당 대표는 "대회 기간에 거의 매일 일정이 있어서 사실상 전일제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익명의 전 참가자도 "주 4회 이상 면접, 발표, 녹화 등이 예정돼 있어 정규직 업무와 병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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