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겨울철 기상 이변이 남미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알려진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눈이 내리고, 우루과이에서는 노숙인들의 동사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전파망원경 관측소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는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믿기 어렵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에 눈이 내렸다"며 설경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온라인 라이브캠 화면에는 눈보라와 모래가 함께 휘몰아치는 이례적인 장면도 포착됐다.
ALMA 측에 따르면, 해발 5000미터에 위치한 연구소 주변에 이처럼 눈이 쌓인 것은 약 10년 만이다. 당초 칠레 기상청은 아타카마 인근 타라파카주와 안토파가스타주에 강우를 예보했으나, 실제로는 기온 하강으로 눈과 얼음이 관측됐다. 현지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는 산페드로데아타카마 일대에서 폭설로 고립된 주민 59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한편 우루과이에서도 기상 이변의 여파가 심각하다. 수도 몬테비데오를 포함한 전국에서 이달 들어서만 7명의 노숙인이 체감온도 영하권의 추위 속에 동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간 엘옵세르바도르에 따르면, 정부는 진눈깨비와 추위 속에 취약계층을 강제로 대피소로 이송하는 긴급 조치를 시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해수 온도 변화와 남극 한랭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반구 지역에 이례적인 한파와 기상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남미 전역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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