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호 해운협회 부회장 "李정부 북극항로 개발 시의적절"

'한국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 개최
"부산항 허브 구축, 선행 투자·협력"
SK해운·현대글로비스 해운의탑 수상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27일 이재명 정부의 북극항로 개발 공약에 대해 "시의적절하다"고 밝혔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이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노경조 기자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이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노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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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부회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극항로를 5년, 10년 후에 생각하면 늦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극항로 개발은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부산을 동북아 해양 수도로 발전시키겠다며 내놓은 공약이다. 해양수산부와 HMM을 부산으로 옮겨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과하는 새로운 해상 운송로로,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 거리로 잇는다. 과거에는 두꺼운 해빙으로 인해 연중 운항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운항 가능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기존 항로보다 물류비가 적게 들어 미국, 러시아 등 해양 강국과 글로벌 항만 국가들이 북극항로 개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 여름철에 북극항로를 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 부회장은 "북극항로는 연중 거의 얼음에 덮여 있어 당장 컨테이너선 정기 항로가 개설된다거나 벌크선, 가스선이 이 루트를 통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처럼 2~3개월이 아닌 최소 6개월 이상 운영할 수 있는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로는 항만과 항만 배후지가 있어야 유지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곳이 부산이라 생각한다"며 "부산항이 싱가포르항처럼 허브 항만으로 거듭나려면 지금부터 무얼 준비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시 주변 국가들과 협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양 부회장은 해수부, HMM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부산항 활성화에 어떤 도움을 주느냐 하는 차원에서 보면 서울에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며 "부산의 해양 수도 위상 강화에는 긍정적이겠으나 해운업계 자체 활성화나 매출·수익성 증대와 직결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해운협회의 부산 이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그는 "해운 관련 기관들이 다 내려와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정부 기관과 공공기관을 의미한다"며 "부산에서 협회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지 모니터링하는데 현재까지 그런 얘기는 없다. (필요시) 부산 사무소의 기능을 강화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한다면 "그 기능·역할이 확대돼야 하고, 해운과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간 통합 행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 부회장은 "국내 조선업은 전략산업이 아닌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수출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해져 수익성이 낮은 벌크선, 소형선은 건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조선·해양플랜트와 해운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제공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해운협회 사장단 연찬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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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운협회는 이날 연찬회에서 해운산업 재도약을 위해 ▲친환경 선박으로의 적기 전환 ▲전략상선대 운영 및 인재 양성 ▲유관기관 동반성장을 통한 해양 인프라 경쟁력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석 협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과 탈탄소 규제 강화, 해운 공동행위 제재 등으로 인해 해운업계가 거대한 파도에 직면해 있다"며 "산적한 과제들을 극복해 해운산업이 국민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찬회에서 진행된 제3회 해운의탑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유조선 부문 수송실적 3000만t을 달성한 SK해운과 자동차운반선 부문 300만CEU(1CEU는 차 한 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를 달성한 현대글로비스가 수상 영예를 안았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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