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베이커리 시장 양강으로 꼽히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군과 합리적인 가격, 전국 단위 가맹점 운영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던 과거와 달리 개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세분화되고 고급화된 제품을 출시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가 주목하는 시장은 '건강빵'이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과 신체 노화 속도를 늦추는 저속노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건강빵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최근 신규 건강빵 브랜드 'SLOW(슬로우) TLJ'를 공개했다. SLOW TLJ는 빠르게 소비되는 일상 속에서도 천천히, 그리고 제대로 된 건강빵을 통해 건강한 삶을 지켜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사는 기존에 선보여온 고단백, 저당 등 건강빵 제품들과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들을 SLOW TLJ로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건강빵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뚜레쥬르가 8년 만에 진행하는 브랜드 리뉴얼의 연장선이다. 뚜레쥬르는 건강한 데일리 베이커리의 기존 철학은 이어가면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탈바꿈하며 로고와 매장 인테리어를 프리미엄 전략에 맞춰 변경하고 있다. SLOW TLJ 캠페인의 신제품으로는 '고단백 저당 씨앗 깜파뉴'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샌드위치 2종도 새롭게 선보인다.
파리바게뜨는 뚜레쥬르보다 먼저 프리미엄 건강빵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 2월 건강빵 콘셉트의 프리미엄 브랜드 '파란라벨'을 론칭한 뒤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파란라벨은 2008년부터 출시한 건강빵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통곡물 발효종을 이용한 저당·고단백 제품이 중심으로,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가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공동 연구한 결과물이다. 한 달 만에 120만개가 넘게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파란라벨 첫 케이크 제품인 '저당 그릭요거트 케이크'도 선보였다. 100g당 당류 5g 미만으로 저당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케이크의 달콤함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홀케이크 1개 기준으로 특허받은 생유산균이 500억 CFU(보장균수) 이상 함유돼 있으며, 케이크 시트는 건강한 닭이 낳은 목초란으로 구워 부드럽고 촉촉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런던베이글뮤지엄, 밀도, 화이트리에 등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에 대항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인 엘비엠의 지난해 매출은 796억원,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0.9%, 91.7% 증가했다. 순이익은 204억원으로 81.4% 늘어나는 등 높은 수익성을 올리며 베이커리 양강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두 브랜드는 프랜차이즈라는 강점을 이용하면서 당분간 건강빵 트렌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건강빵을 비롯한 식사 대용 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코히어런트 마켓 인사이트의 '식사대용식 시장 규모 및 마켓 셰어 분석: 성장 트렌드 및 2024~2031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식사 대용식 시장은 2024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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