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훔쳐보더니…中 알리,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의상 판매

넷플릭스 정식 서비스 안되는 중국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의상 판매 논란

넷플릭스 영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코스프레 의상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버젓이 판매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국가인 만큼 불법 시청과 지적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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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의상이 6만3300원에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중 한명인 조이 의상을 그대로 본뜬 디자인이다. 상품명에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타일'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판매 페이지에는 캐릭터를 넣은 이미지도 포함됐다.

문제는 중국이 넷플릭스 정식 서비스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 넷플릭스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콘텐츠가 불법 경로를 통해 중국 내에서 소비되고 있어 관련 의상이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에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코스프레 의상이 판매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에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코스프레 의상이 판매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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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 의상은 지적재산권 침해 소지도 있다. 2021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불법 경로로 중국에서 빠르게 퍼지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관련 굿즈가 현지 온라인몰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당시 넷플릭스는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저작권 침해 여부 관련 항의 메일을 보냈으며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제품을 유통한 업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 정부는 오징어게임 굿즈 판매 업체를 대상으로 단속을 시작했고 타오바오, 티몰 등 다수의 플랫폼에서 관련 굿즈 판매 업체들이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공개된 '오징어게임2'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불법 시청과 굿즈 판매가 문제가 됐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에는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들의 초상권을 무단 도용해 굿즈를 판매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애순(문소리)이 남편 관식(박해준)에게 "내년 가을엔 장가계에 가서 단풍 구경하자"고 약속하는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애순(문소리)이 남편 관식(박해준)에게 "내년 가을엔 장가계에 가서 단풍 구경하자"고 약속하는 장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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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지자체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가 불법 경로를 통해 시청한 콘텐츠를 시 홍보에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폭싹 속았수다'의 주인공 애순(문소리)이 남편 관식(박해준)에게 "내년 가을엔 장자제에 가서 단풍 구경하자"고 약속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에 장자제(장가계)시 문화관광방송체육국은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여러분을 장자제로 초대한다"며 여행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4월 페이스북을 통해 "드라마를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증거를 공개적으로 시인한 꼴"이라며 "무엇보다 중국 지자체에서도 훔쳐본 영상을 대외적인 홍보 수단으로 버젓이 이용하는 건 큰 문제다. 특히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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