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멕시코 북부 지역의 환경 오염 논란이 확산하자 "로켓 잔해는 유해하지 않다"며 멕시코 정부와 협력해 잔해를 신속히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는 자사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전에도 밝혔듯이 주변 지역에 위험 요소는 없다"며 "멕시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협력해 가능한 한 빠르게 잔해를 회수하길 기대한다"고 올렸다.
앞서 멕시코 정부가 미국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Starship) 폭발 잔해물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를 확인하고 법적 조처를 예고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넘어온 특수 폐기물이 타마울리파스주(州)에 떨어져 일부 지역을 오염시켰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며 "국경 근처에서의 로켓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런 사건에 대해 국제법 틀 내에서 (스페이스X를)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밤 미국 텍사스주 보카 치카해변의 스페이스X 로켓 발사장인 스타베이스에서는 우주선 스타십의 로켓이 지상 엔진 점화 시험 중 폭발했다. 잔해물은 스타베이스에서 직선거리로 3∼5㎞ 떨어진 멕시코 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강) 일대에 떨어진 것으로 멕시코 당국은 확인했다. 당시 미국 접경 도시인 마타모로스에서는 '하늘이 주황색으로 변했고, 집 안에서 강한 떨림이 느껴졌다'는 주민 진술이 이어졌다고 멕시코 북동부 지역 언론매체인 엘솔데탐피코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셰인바움 대통령은 "타마울리파스 일부 지역에 현재 관련 경보를 발령했으며, 주민들에게 잔해물로 불필요한 접근을 삼갈 것을 주 정부에서 지시한 상태"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양국 국경 지대에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안전 문제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이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27일 스타십을 발사했지만, 기체가 우주 공간에 도달한 뒤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지며 발사는 실패로 끝났다. 이어 지난 20일에도 엔진 연소 시험 도중 지상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과 3월, 5월 진행한 7∼9차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3차례 연속으로 시험비행에 실패하고 기체가 폭발 또는 분해되는 시련을 겪었다.
아울러 스페이스X의 발사 기지인 텍사스주 스타베이스는 그동안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달 초에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해안에서 바다거북을 보호하는 현지 환경 단체가 로켓 잔해를 발견해 논란이 확산했다. 현지 언론과 환경단체에 따르면 약 2t에 달하는 금속 탱크 12개 이상,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과 금속 조각이 해안과 바다에 퍼졌으며, 회사 로고가 적힌 부품도 발견됐다.
오염 피해는 약 40㎞에 달하는 해안선에 걸쳐 있으며, 어업 및 해상 운항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지역 생태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의 주요 산란지로 조만간 부화 예정인 새끼 거북들이 플라스틱 파편을 섭취할 위험도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는 "스타십 내 잔해에 대한 독성 분석을 포함한 독립 테스트 결과, 화학적·생물학적·독성학적으로 위해 요소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시험장 주변에는 안전 구역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페이스X는 "청소 작업과 관련해 정부에 자원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불법 침입자들이 사유지에 무단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잔해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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