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도 하던데"…골프 이어 'MZ'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운동

숲, 산길 걷는 트레일러닝 관심 증가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
트레일러닝화 매출 각각 60%, 53% 증가

아웃도어·스포츠 패션업계가 트레일 러닝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트레일러닝은 일반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숲과 오솔길, 임도, 모래길 등을 빠르게 달리는 것을 뜻한다. 골프와 테니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해 '러닝' 광풍이 불었다면 올해는 일반 러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트레일러닝이 관심을 받고 있다.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한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씨. 아웃도어 브랜드 SNS.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한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씨. 아웃도어 브랜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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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패션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트레일러닝화의 검색량(2025년 4~6월)은 전년 동기대비 121% 급증했다. 현재 무신사에는 호카, 나이키, 살로몬, 나이키, 뉴발란스, 아식스 등의 주요 브랜드들이 선보인 트레일러닝화를 판매하고 있다.

트레일러닝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은 러닝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남들과 다른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다. 트레일러닝은 산을 뛰어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난도가 높고 운동 강도가 더 세다. 또 일반 러닝과 달리 베스트(조끼)와 작은 가방 등으로 자신의 패션 취향을 선보일 수도 있어 MZ(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트레일러닝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나아가 가수 및 배우 차은우와 방송인 덱스 등이 트레일런을 즐기는 모습이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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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대응에 나선 곳은 아웃도어 업체들이다. '코오롱스포츠'에 따르면 연초 이후 '트레일러닝화' 매출은 전년 상반기 대비 60% 신장했다. 지난해부터 트레일러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등산·하이킹 전문화에서 트레일러닝화로 제품군을 확장한 덕분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트레일러닝화를 지난해 9종에서 29종으로 늘렸다. 자신의 실력에 맞게 신발을 선택할 수 있도록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TL-1' 부터 전문가용인 'TL-X', 다목적 운동화인 'TL-P' 등의 라인업을 갖췄다. 트레일러닝 시 필요한 베스트(조끼)와 백팩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트레일러닝화 TL-X . 코오롱스포츠 제공.

코오롱스포츠 트레일러닝화 TL-X . 코오롱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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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도 트레일러닝화 확장에 나섰다. 그동안 산악 지형에 적합한 등산화와 가볍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하이킹화를 주력을 판매해왔는데, 이런 기술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블랙야크는 발을 확실하게 감싸주는 대신 반발력을 통해 빠른 러닝이 가능하도록 한 '플로우 런 D'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기준 블랙야크의 트레일러닝화 제품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3%나 늘었다.

한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러닝 광풍이 불면서 스포츠 브랜드들의 신발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아웃도어 업체들은 그렇지 못했다"며 "트레일러닝의 경우 등산, 하이킹화와 비슷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점으로 러닝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LF가 국내에서 선보이고 있는 일본 아웃도어브랜드 '티톤브론스'도 지난달 트레일러닝화를 처음 선보였다. 하이킹 중심의 제품을 갖추고 있었지만, 산에서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점에 주목해 트레일러닝에 특화된 '스트라이더' 컬렉션도 새롭게 출시했다.


스포츠 브랜드들도 트레일러닝화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러닝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뉴발란스, 호카, 온, 살로몬 등이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빗겨나 있던 스포츠 브랜드들은 트레일러닝화와 용품들로 러닝 시장에 다시 고개를 내민 모습이다.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은 올해 트레일러닝 부문의 수입 물량을 대폭 늘렸다. 다이나핏은 올해 트레일러닝화를 전년 대비 820%가량 확대했다. 트레일러닝 용품과 의류는 각각 360%, 140% 늘렸다.


브랜드들은 트레일러닝족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회 후원하거나 직접 대회 개최에도 나서고 있다. 블랙야크는 '블랙야크 트레일런 제주'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이나핏은 오는 9월 '태백 트레일'을 개최할 예정이다. 태백 트레일의 경우 지난달 판매한 얼리버드 티켓은 판매 시작 2분 만에 모두 동났으며 본 접수 티켓도 하루 만에 완판됐다. 나아가 홍천군, 태백시, 인천광역시, 춘천시, 거제시, 아산시 등 지자체들도 지리산, 태백산, 계양산 등 지리적 위치를 활용해 트레일러닝 대회 개최에 나서고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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