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왕버들 군락지가 자연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전북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일대의 '고창 삼태마을숲'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검토하고 자연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마을 주민들이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삼태천을 따라 약 800m에 걸쳐 조성한 숲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배 모양인 마을이 떠내려가지 않게끔 삼태천 양 둑에 왕버들, 느티나무, 팽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등을 심었다고 전해진다. 국가유산청은 "숲이 훼손되면 마을에 큰 재앙이 온다고 믿어 신성시하며 보호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숲은 19세기 지도에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1835년 이전에 제작됐다고 추정되는 '전라도무장현도(全羅道茂長縣圖)'에 숲이 그려져 있는데, 당시에도 상징적으로 인식됐음을 알 수 있다.
숲은 주변 하천과 농경지, 나무가 조화를 이룬 모습으로도 유명하다. 높이 10m, 줄기 둘레 3m가 넘는 왕버들 노거수 아흔다섯 주를 포함해 다양한 수종의 나무 224주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국가유산청은 "마을 공동체의 신앙과 정체성이 결합한 상징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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