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2분기 북미 배터리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반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령 규모도 분기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7일 본지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출하량은 약 4.3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전년 동기 추정치 2.0GWh 대비 1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납품 물량 증가는 곧 세액공제액 증가로 이어진다. IRA에 따라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공급하면 1kWh당 셀은 35달러(약 4만7526원), 모듈은 45달러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에 따라 2분기 AMPC 수령액은 약 2413억원으로, 제도 시행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도 SK온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온의 2분기 영업손실은 AMPC 포함 356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 2993억원 대비 88.1%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나증권도 2분기 영업손실을 1178억원으로 제시해 전 분기 대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봤다.
SKBA는 총 22GWh 규모의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현대자동차 미국 생산 전기차에 유일하게 배터리를 공급한다. 최근 현대차의 미국 현지 공장의 전기차 생산 및 도매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늘어난 전기차 출하량에 발맞춰 배터리 셀 생산 역시 증가한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SK온 미국 공장이 지난 3~4월 중 100% 전면 가동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5월부턴 고출력 전기차 아이오닉9와 EV9의 재고 확충이 시작됐고, 현대차의 4월 생산 물량만 따져도 배터리 수요는 1.5GWh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SKAB의 현대차향 비중은 75%에 달한다.
실적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SK이노베이션 의 전사적 사업 재편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의 상장을 철회하며 "시장 상황과 기업 가치 제고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를 SK온에 자금과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리밸런싱(사업 재편)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올해 초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면서 "단기적으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영역과 시장에 집중하고 나아가 포트폴리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톱 티어 배터리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 미국 공장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와 IRA 세액공제 효과,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 배터리 조달 전략이 맞물리면서 SKBA의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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