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명품가전 기업도 'K-가전구독' 주목

LG·삼성 보고 구독사업 도입 검토
유럽 가전시장 140조원 추산
'글로벌 트렌드' 자리매김 주목
린트너 IFA CEO "리페르 등
유럽 기업들 큰 관심"

유럽 가전기업들이 LG전자, 삼성전자의 가전 구독 사업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가전시장은 지난해 기준 1016억달러(약 140조원)로 추산될 정도의 거대 시장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전 구독' 사업이 'K가전 구독'이라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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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린트너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 직후 아시아경제와 만나 "프리미엄 냉장고를 만드는 가전기업 '리페르'를 비롯한 유럽 기업들이 한국의 가전 구독 사업을 크게 주목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페르는 연간 약 220만대의 냉장·냉동고를 생산하는 명품가전 기업이다. 독일 내 냉장고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그는 "(나 역시) 가전 구독 사업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모델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가전 시장의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 구독 사업을 통해 수요가 새롭게 창출되고 소비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가전 구독은 일정 기간 월 구독료를 내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전체 비용을 지불하고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방식보다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필요에 따라 제품을 교체, 상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LG전자가 종래에 이어오던 렌털 사업을 재정비해 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뒤이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린트너 CEO와 업계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은 특히 우리 기업들의 가전 구독 사업이 신제품 출시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가전제품은 출시 초기에 소비자들의 호응과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관심을 끌지 못하면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퇴장한다. 구독 사업은 가전 기업들의 이런 부담을 덜고 소비자들 역시 비용 압박이 덜한 상태로 신제품을 접할 기회가 된다. 린트너 CEO는 "만약 제품이 잘 팔리지 않을 때 이런 구독 서비스를 연결하면 소비자들이 제품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어 마케팅 전략으로 잘 활용해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전 구독으로 큰 수익을 남긴 LG전자는 올해부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4억 인구의 인도를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등에서도 가전 구독 사업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가전 구독 매출을 2030년까지 약 6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해외 시장으로의 외연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등 유럽 시장도 사정권에 있다.

린트너 CEO는 "독일 사람들은 제품에 대해 확실한 소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구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독일 기업 중에서도 '클로버' 등 유통사들과 연계해서 구입 비용을 나눠서 지불하는 방식의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 기업들에 의해) 가전 구독 시장이 차츰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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