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킨은 배민에만 있어요"…배민, 프랜차이즈 전략 본격화

대형 프랜차이즈와 협업 적극 추진
배민 ‘한그릇’에 BBQ 입점 1인분 치킨 선봬
교촌치킨과는 배민 플랫폼 중심의 전략적 협약 추진

배달의민족이 대형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배민 온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프랜차이즈와 배민 특화 메뉴를 만들어 배달비와 할인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이 이뤄졌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경쟁 배달 앱에서 영업을 중단하는 대신 배민 중개이용료를 낮추는 방안을 선택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27일 배민은 이날부터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1인분 특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민이 지난 4월 말 운영을 시작한 1인분 카테고리 '한그릇'에 BBQ가 입점, 1인분으로 만든 세트 메뉴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배민에만 있는 BBQ 1인분 치킨 메뉴가 생긴 것이다. 기존엔 주로 마리 단위로 판매하는 원재료 특성상 치킨은 1인분 주문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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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이 메뉴의 배달비와 메뉴 할인 비용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문 시 BBQ 가맹점은 배달앱 중개이용료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 중재로 입점업주 단체와 1만원 이하 주문 금액에 대한 중개이용료 면제 및 배달비 지원, 1만원 초과 1만5000원 이하 주문 중개이용료 차등 지원에 합의해서다. 한그릇 카테고리는 5000원 이상 1만2000원 이하의 메뉴만 등록할 수 있고 최소주문 금액이 없다.


배민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와도 배민 플랫폼 중심의 전략적 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여기엔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의 온라인 주문 매출 확대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등 고객 혜택 강화 방안과 업주 부담 완화를 비롯한 상생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배민 앱 중개이용료를 낮추는 방안을 가맹점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촌치킨 가맹점주의 선택에 따라 쿠팡이츠에서는 영업을 중단하고, 배민 플랫폼에서 더 낮은 이용료로 고객 확대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쿠팡이츠 외 요기요, 공공배달앱 땡겨요, 교촌치킨 자체 앱 등에는 제한이 없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 입점업주는 배달 매출에 따라 2.0∼7.8%의 중개수수료를 내고 있다.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배민에서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쿠팡이츠 영업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기존 수수료대로 배민과 쿠팡이츠 양 채널에서 영업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배민은 중개수수료 인하 외에도 교촌치킨 점주의 매출 확대를 위한 지원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배민과 대형 프랜차이즈의 전략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업주와의 상생 및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해 플랫폼과 프랜차이즈가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온라인 매출 확대뿐 아니라 고객 유입 증가로 인해 다른 입점업주들도 주문 확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 "배달앱과 프랜차이즈가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는다면 가맹점주 부담에 가장 직접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데다가 협약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상공인 입점업주는 불리한 경쟁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간 대형 프랜차이즈와 독점 계약 경쟁이 벌어질 수 있고 마케팅 여력이 있는 프랜차이즈에 수수료 혜택 등을 주면, 다른 소상공인 입점업주의 경영 환경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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