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대출 심사 시 '가상자산'도 반영 지시

가상자산,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 커져
중앙화 거래소 보유 가상자산만 인정
전통 금융 시스템에 가상자산 편입 신호탄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단독주택 담보대출(Single Family Mortgage Loan) 심사 과정에서 대출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고려하도록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에 지시했다고 CN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윌리엄 풀테 FHFA 국장은 이날 발표한 지침에서 "가상자산과 같은 추가 자산을 평가에 포함하면 대출자의 전반적인 재무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며 "신용도가 높은 대출자의 지속적인 주택 소유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풀테 국장은 특히 "가상자산은 주식이나 채권과는 다른 경로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신흥 자산"이라며 "이제 가상자산은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미국 내 금융기관이 승인한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하고 이를 보증하는 기관으로 대출자의 소득, 신용점수, 보유 자산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대출 적격 여부를 판단한다. 이번 지침은 이 평가 과정에 가상자산을 공식적으로 포함하라는 의미다. 단 해당 가상자산은 미국 내 규제를 받는 중앙화 거래소에 보관되어 있고 법적으로 소유 증명이 가능해야 한다.

그간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크고 규제 환경이 불확실하며 보유액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출 심사에서 제외돼 왔다. 또 대출 승인 전에 가상자산을 달러화로 환전해 보유 자산으로 증빙해야만 했다.

지침에 따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자산 평가 방식을 담은 제안서를 마련해 FHFA에 제출해야 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다니엘 헤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이제 가상자산을 굳이 팔지 않아도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결과적으로 주택 구매 자격을 갖춘 대출자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는 "이번 조치는 전통 금융 시스템에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통합되는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