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 이스라엘·이란에 "보복 멈추고 평화로"

"중동 상황,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이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주교 희년 묵상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주교 희년 묵상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레오 14세 교황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보복의 악순환을 멈추고 평화의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최근 중동 상황을 관심과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이탈리아 안사 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전했다.

교황은 성경 이사야서 2장 4절의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높은 곳에서 들려오는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부터 이어진 피비린내 나는 행동들로 생긴 상처를 치유하고, 모든 괴롭힘과 보복의 논리를 거부하며, 대화와 외교, 그리고 평화의 길을 단호히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희생자들에게도 연대의 뜻을 밝혔다. 지난 22일 다마스쿠스의 한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에서 발생한 테러와 관련해 "이 비극적 사건은 수년간의 분쟁과 불안정 이후에도 시리아가 여전히 깊은 취약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화해와 재건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교황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은 것이다. 교황은 공습 직후인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쟁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고, 민족의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가 무기를 침묵시키길 바란다. 피로 얼룩진 폭력이 아니라 평화의 실천으로 나라들이 미래를 그려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달 8일 가톨릭교회 역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으로 선출됐다. 즉위 직후부터 전쟁과 폭력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며, 이번에도 중동 정세 악화 속에서 무력 충돌 중단과 외교적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