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30대 이하 당첨자 비중이 60%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공급 확대, 추첨제 개편, 청년 맞춤형 청약통장 출시 등 제도 변화가 맞물리면서 2030세대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청약 당첨자 정보'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청약 당첨자 8890명 중 30대 이하 당첨자는 5272명으로 전체의 59.3%를 차지했다. 이어 40대(23.6%), 50대(11.9%), 60대 이상(5.2%) 순이었다.
30대 이하 당첨자 비율은 2020년 52.6%에서 지난해에는 55.8%으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 상승 폭이 더 커지면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청약제도가 2030세대에 유리하게 개편되면서 청약 당첨자 비중이 높아졌다. 2023년부터 전용 85㎡ 이하 공급 물량의 60%, 85㎡ 초과 물량은 100%를 추첨제로 배정하면서 가점이 낮은 30대 이하 청약자의 당첨 확률이 대폭 높아졌다. 신혼부부, 생애최초, 신생아 특례 등 특별공급 비중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지난 2월 출시된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이 청약시장으로의 유입을 촉진했다. 회당 월 1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연 4.5%의 이자 혜택과 함께 당첨 시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2%대 저리 대출이 가능한 전용 대출상품이 연계된다. 납입액 40% 소득공제, 이자소득 500만원 비과세 등 세제 혜택도 있다.
2030세대는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아파트 구매에 가장 적극적인 세대로 꼽힌다. 올해 1~4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30대 이하 비중은 32.5%로, 40대(28.4%)와 50대(19.3%)를 앞질렀다. 청약과 매매 시장 양쪽 모두에서 이들 세대의 주도권이 커지고 있는 흐름이다.
반면 지방 청약시장에서 2030세대의 비중은 크지 않다. 1~4월 지방 아파트 청약 당첨자 중 30대 이하 비중은 47.8%로 과반에도 못 미쳤다. 수도권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방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청약의 메리트가 적다는 인식이 있다"며 "반면 수도권은 분양가상한제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주와 자산증식 모두를 기대할 수 있는 단지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젊은 세대의 참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을 통해 실거주 기반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자산 가치를 키우려는 30대 이하 수요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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