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은 "국가가 연구원에 주는 임무는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면서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선정 기술지원,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핵심 광물 확보, 미래 에너지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과학미디어 아카데미를 열고 "학자로서 과거에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과제, 사회적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선정 기술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층 특성 등 연구를 통해 정책 결정권자에게 기술적 자문해주는 것이 지질연의 임무"라면서 "과학적인 최선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민감한 문제인 만큼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등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와 동의 과정도 차분히 진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권 원장은 CCUS 프로젝트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 CCUS 추진단장 등을 지낸 그는 "CCUS라는 탄소 감축 옵션을 버릴 수는 없고 현실적인 장벽을 낮추기 위해 탄소 가격 현실화 등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취임한 권 원장은 자원개발과 기후변화 연구를 포함한 지구환경연구, 지진재해 등을 다루는 국토안전, 자원재활용 등의 네 분야를 중심으로 지질연을 꾸려나가겠다고 주요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권 원장은 물리탐사 연구선 '탐해 3호'의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2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탐해 3호는 기존 탐해 2호보다 기술 수준이 높아졌지만, 장비를 안정화하고 취득한 자료를 처리하기까지 길게는 4~5년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탐사 데이터를 최상의 상태로 처리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 최적화 등 탐사선의 성능을 최고로 만들기 위한 관련 인프라 구축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사태나 지진 등 복합재난에 따른 안전망 구축과 희토류 가공 핵심장비 개발, 인공지능(AI) 지하수 인터랙티브 지도 구축 등을 연구원의 새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심광물 확보 측면에서 해외 리튬광상 개발, 심해저 희토류 탐사 등의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권 원장은 "리튬이나 우라늄, 구리 등 목표 광종이 때마다 여론에 따라 자주 바뀌는 측면이 있어 중장기적 로드맵이 빈약하다"면서 "로드맵에 따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적으로 국가 R&D 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연구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싱크탱크를 운영하고, 경쟁력 있는 아이템들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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