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에 대한 표결이 27일(현지시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법안의 내용과 정치적 갈등의 성격에 따라 통과 여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 성과는 물론 향후 대선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튠 의원은 24일 악시오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며 표결 일정이 주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악시오스에 "우리는 표결을 시작하면 밀어붙일 것이고 '표결 마라톤(vote-a-rama)'에 돌입해 언제가 되든 끝까지 해낼 것"이라며 강행 처리 의지를 드러냈다.
튠 의원은 이날 정오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동 직전까지도 "최근에는 존슨 의장과 법안에 대해 논의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밝히며 상하원 모두 전례 없이 바쁜 일정 속에 법안 조율에 몰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하원 지도부는 상원 버전의 법안이 하원에서 자력 통과가 가능할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화당 내부의 보수 강경파와 중도파 모두가 일부 핵심 조항에 반발하고 있어 표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법안에 대해 공화당 내 보수 강경파는 SALT(연방 및 지방정부세금) 공제 완화와 인공지능(AI) 규제 유예 조항이 부자 감세이자 산업 특혜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중도파는 메디케이드 의료공급자 대상 세금 손질, 식품 지원 조건 강화가 지역 의료 붕괴와 복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SALT 공제 한도 상향과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관련 이슈가 표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ALT는 고소득층이 주 및 지방세를 연방세 신고 시 공제받는 제도로, 현재 최대 1만달러까지만 공제된다. 이번 법안에서는 이를 최대 4만 달러까지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고소득자가 많은 뉴욕·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성향 주에 유리한 조치로, 일부 보수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메디케이드 관련 세금 상한 인하 조치는 재정 감소가 의료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튠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 양쪽 모두 불만이라는 건 우리가 협상 타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그는 현재 상원에서 과반인 51표를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 의원들과 전화 통화, 소규모 회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소속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번 주말 워싱턴을 떠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상원이 27일 표결을 개시해 주말 내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하원이 즉시 후속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회는 오는 7월4일 독립기념일까지 트럼프 법안을 대통령 책상 위에 올려놓겠다는 자체 마감 기한을 설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이 사실상 법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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