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요구대로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월 근로시간 격차가 17시간 확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이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이 정규 및 비정규직 근로시간 격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1% 인상 시 정규·비정규직의 월 근로시간 격차는 2.04%(1.15시간) 벌어진다. 구체적으로 정규직의 월 근로시간은 0.02%(0.03시간) 줄고, 비정규직의 월 근로시간은 1.12%(1.19시간) 감소한다.
박 연구실장은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최저임금을 기초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소기업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비정규직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반면, 최저임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정규직의 근로시간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친다"며 "비정규직의 근로시간 감소 폭이 정규직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근로시간 격차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위 분석 결과를 노동계가 요구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4.7%에 적용하면 정규·비정규직의 월 근로시간 격차는 16.9시간(연 203시간) 확대된다. 동일한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5% 인상할 경우 정규·비정규직의 월 근로시간 격차는 5.8시간(연 69시간) 벌어지고,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정규·비정규직의 월 근로시간 격차는 11.5시간(연 138시간) 확대된다.
실제로 최저임금이 2007년 3480원에서 지난해 9860원으로 2.8배 증가하는 동안 정규·비정규직의 월 근로시간 격차는 21.8시간에서 56.4시간으로 2.6배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정규·비정규직의 근로시간 격차가 커지면 오히려 정규·비정규직 간 임금소득 격차를 더 확대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률 상한을 경제성장률에 두고 그 범위 내에서 인상률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최저임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