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파워맨]'AI 쌍두마차' 하정우·배경훈

네이버 출신 하정우, LG 출신 배경훈 주도
"한국형AI 개발"에 뜻 모은 70년대생 투톱

'AI 3대 강국'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을 이끌 파워맨 윤곽이 드러났다. 70년대생 쌍두마차인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다. 하 수석은 네이버의 하이퍼 클로버 X 개발을 주도했고, 배 후보자는 LG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 설계를 주도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하 수석)와 광운대 전자공학과(배 후보자) 등 이공계 출신인 두 사람은 평소 '한국형 AI'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 수석은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구덕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마쳤다.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대통령 직속 디지털 플랫폼 정부위원회 초거대 공공AI 팀장을 지냈다.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으로 있다가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을 맡았다. 그는 네이버의 AI 기술을 전반적으로 총괄했던 딥러닝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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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석과 관련해서 주목되는 키워드가 '소버린 AI'다. 글로벌 AI도 좋지만, 우리 자신의 AI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 이건 국가 전략 산업이라는 입장이다. 과학기술 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직도 맡고 있는 그는 AI를 전담하는 조직, 즉 AI 디지털 혁신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네이버 혁신센터장으로서 겪은 경험이 국가 정책으로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에게 권한과 책임을 맡겨서 AI 국가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 올려야 한다"라고 이 대통령의 언급을 전했다.

이런 흐름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는 서울 출생이다. 하정우 수석보다 한 살 많다. 대신고-광운대 전자공학과 학사·석사·박사다. 콜롬비아서던대에서 경영학 석사도 했다. LG전자 LG 사이언스파크 AI 추진단 단장, 초거대 AI 추진협의회 회장, 국가 인공지능위원회 위원, LG AI 연구원장을 지냈다.


배 후보자는 LG의 거대 언어 모델 인공지능인 엑사원을 개발한 책임자다. 지난 4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소에서 '세계의 주목할 만한 인공지능 모델' 20개를 선정했는데, LG 엑사원도 거기에 들었다. 2023년에는 초거대 인공지능 상용화 성과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배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인공지능 3대 강국을 위해 어렵게 모신 분으로 하정우 AI 미래기획 수석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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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배 후보자는 "중국의 딥시크보다 성능은 좋고 값이 싼 AI를 우리는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자체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면 국가 전략자산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수석이 얘기하는 '소버린 AI'와 맥락이 같다. 이재명 대통령도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AI 모델을 가져야 한다는 데 대통령-수석-장관 후보자의 뜻이 일치한다. 이재명 정부가 AI와 관련해 나갈 방향을 분명히 했다.


배 후보자는 지난 20일 울산의 데이터센터 준공식에 참석해 이렇게 얘기했다.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AI 모델 5~6개 만들면 세계의 인재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빅테크들이랑 돈 싸움으로 경쟁하기에는 쉽지 않다. 바이오 AI, 제조 AI, 이런 식으로 특화 영역 AI를 개발해서 그걸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해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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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인 하정우-배경훈 두 파워맨은 AI 업계 상황을 잘 알고 실제 개발한 적도 있으며 그동안 정부 정책도 자문해 왔기에 앞으로 힘있게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나이도 한 살 차이고 향후 방향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도 비슷하다. 제기되는 우려는 조직장악력에 대한 의문, '소버린 AI'에 너무 방점을 찍다 보면 다른 분야가 소홀해질 가능성 등이다. 대한민국 AI 정책의 키를 쥔 두 사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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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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